e스포츠의 스포츠화(체육종목화)에 따른 주요 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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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석록 경동대학교 교수 |
e스포츠가 스포츠계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e스포츠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진보하고 있다. e스포츠는 우리 시대에 탄생한 문화콘텐츠로 대한민국이 종주국이다. 이러한 계기는 1998년 블리자드가 출시한 ‘스타크래프트’의 인기에 힘입어 임요환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탄생시키며 그 서막을 알렸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e스포츠가 사회적 현상에서 시대적 현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5억 명 이상이 e스포츠를 즐기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디지털 시대의 도래는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올림픽 어젠다 2020+5 관련 15개 권고사항에 가상스포츠 개발, 비디오게임 교류 확대, e스포츠 등을 논의함으로써 스포츠의 e스포츠 접근성은 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e스포츠 영역의 국제, 선수, 지도자, 교육, 공공성분야 등에 체계적인 제도적 장치 마련을 요구한다.
e스포츠의 태동부터 진행되어온 e스포츠의 스포츠화 또는 체육종목화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를 정식종목으로 채택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2021년 12월 27일, 한국e스포츠협회를 준회원으로 승인하였고 대한장애인체육회는 2022년 2월 11일 대한장애인e스포츠연맹을 준가맹단체로 승인하였다. 마침내 e스포츠는 장애인 및 비장애인을 아우르는 체육분야의 정식종목이 되었다. 중국은 2003년 국가체육총국의 자격으로 e스포츠를 정식 체육종목에 포함시킨 바 있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채택된 e스포츠종목은 총 10개 종목이다. 리그오브레전드(LoL), 배틀그라운드모바일, 피파온라인4, 하스스톤, 스트리트파이터, 아레나오브발러(왕자영요), 도타2, 몽삼국2는 정식종목이고 AESF 로봇 마스터즈, AESF VR 스포츠는 시범종목이다.
본 글에서는 e스포츠산업, e스포츠선수, e스포츠경기장 조성 등 주요 분야의 발전 현황을 간략히 알아보고 사실에 입각한 담론을 형성하여 e스포츠가 지속적으로 성장해나가기 위한 토대를 제공하고자 한다.
e스포츠산업의 성장은 지속가능한가?
e스포츠를 논할 때 가장 먼저 대두되는 화두가 경제적 관점의 접근이다. 근본적으로 e스포츠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 없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는 것은 미래에도 가능하지 않다. e스포츠가 산업적 관점에서 ‘하는 스포츠’와 ‘보는 스포츠’의 특성을 모두 갖추고 시장에서 산업환경의 확장성을 갖추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20년부터 불어닥친 코로나19는 전 세계 산업의 성장을 위축시켰으며 스포츠산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글로벌 e스포츠산업은 확장성을 유지하고 있다. e스포츠선수들의 경쟁은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특히 e스포츠는 디지털 환경의 경기 퍼포먼스가 소비자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며 관련 산업이 성장하는 글로벌산업이다. 글로벌 e스포츠 산업규모는 2020년 1,1215.6백만 달러에서 2022년 1,823백만 달러로 성장하였으며 2028년도에는 7,131.8백만 달러(한화 약 8조 8천억 원)로 29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2022.04.10. 기준). 산업적으로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을 비롯해 북미, 유럽 등에서 골고루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는 매년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며 한국적 유산의 가치를 지닌 산업군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e스포츠 산업규모는 2015년 722.9억 원에서 2020년 1,204.1억 원으로 66.6% 증가하였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실질적인 타격으로 2019년 1,398.3억 원에 비하여 산업규모는 13.9% 감소했다.
대부분의 e스포츠시장은 보수적 관점에서 직접적인 산업요인인 상금, 실시간중계, 방송, 구단 예산 등으로 산업규모를 측정하지만 종목사의 투자나 매출까지 확대하면 2020년 기준 1,642.5억 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교육, 조직 등 유 · 무형 가치를 발굴하고 관련 산업까지 확대하면 실질적 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e스포츠산업은 우리 시대의 유산이자 잠재적 성장동력으로 그 가치를 찾고 후세대에 계승해야 한다.
e스포츠를 구성하는 주요 요인들은?
e스포츠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인은 구단, 선수, 관중, 경기장, 종목, 방송, 협회 등 다양하다. 이러한 e스포츠 구성요소는 e스포츠가 문화콘텐츠로 시대에 부합하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강력한 장치들이다.
우리나라 e스포츠구단은 그 규모나 운영면에서 서로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는데, e스포츠구단은 총 49개가 있으며 그 구단들이 86개 팀을 운영하고 있다(표 3 참고). 1개 종목만을 운영하는 구단이 있는 반면, 10개 종목을 운영하는 구단도 있다. 구단의 참여형태는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모기업 후원이 18개 구단, 지방자치단체 후원이 2개 구단, 전문e스포츠법인이 8개 구단 등이 있다. e스포츠구단이 실질적 의미에서 기존의 스포츠계와 같은 구단의 수준으로 정착되기에는 많은 시일이 소요되겠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구단의 체계적 발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의 마련과 지원책이 필요하다.
주요 종목별 선수규모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e스포츠의 선수규모는 총 21개 종목에 414명으로 집계되었다. e스포츠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리그오브레전드가 91명으로 나타났으며, 배틀그라운드 58명, 오버워치 56명, 레인보우식스 46명, 카트라이더 41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e스포츠의 서막을 알린 종목인 스타크래프트도 아직 15명이나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현황으로 보면, 각 종목사에서 선수육성시스템을 개별적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추어선수부터 프로선수까지 체계적인 선수육성시스템을 마련하여 이들이 교육을 받고 훈련을 할 수 있는 환경의 창출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e스포츠의 생활화를 포함한 보급화 또한 종목사는 e스포츠화된 개별 종목의 협회나 그에 준하는 단체에 지원을 하고, 정부는 그 육성지침을 마련하여 체계화할 필요성도 대두된다. 대표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도한 ‘e스포츠선수 표준계약서’ 도입은 의미 있는 시작이다.
해외진출한 e스포츠선수는 총 254명으로 북미가 가장 많은 108명, 중국 58명, 일본 43명, 유럽 17명 등의 순으로 많은 선수들이 이적했으며 남미, 태평양, 동남아, 호주, 홍콩 등에서도 프로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해외진출한 코칭스태프도 75명에 달한다. e스포츠가 성장할수록 국내 인적 자원의 해외진출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해외진출은 관련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시급함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또한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이적제도의 마련이 필요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국제적 이적시스템의 준비가 요구된다.
우리나라는 e스포츠 관련 4개의 협회가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 국제e스포츠연맹, 대한장애인e스포츠연맹, 국제장애인e스포츠연맹은 e스포츠 저변확대와 e스포츠문화의 가치창출을 위해 각종 사업을 하고 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싱가포르에 있는 글로벌e스포츠연맹(GEF)과 독일 쾰른에 위치한 세계e스포츠협회(WESA)가 있다.
e스포츠경기장 현황
e스포츠경기장은 일반적인 스포츠경기장과는 다르게 방송에 최적화된 공간을 창출하는 것이 특징이며 중계와 통신을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그 중요성은 디지털 시대에 더욱 확대되고 있다. 부산광역시 광안리 해수욕장에 설치된 야외경기장에서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결승전에 10만 관중이 모인 이후, ‘보는 스포츠’의 진수를 보여준 e스포츠는 경기장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이후 세계 최초의 ‘e스포츠 상설경기장’이 최대 800명의 관람규모로 2005년 12월 29일, 서울특별시 용산구 아이파크몰에 개장하였고, 2016년 초까지 e스포츠전문 방송채널 OGN의 주경기장으로 사용되었으며 지금은 역사 속의 유산이 되었다.
e스포츠경기장은 민간기업이 개장한 민간경기장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 중인 공공시설의 성격을 갖는 전용경기장(공공e스포츠시설)이 있다. 민간경기장은 e스포츠가 현재의 위상을 갖추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현재 e스포츠 민간경기장은 총 8개소로 대부분 서울특별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경기도 성남시에 1개소가 자리잡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 중인 e스포츠경기장은 총 5개소로 전용경기장은 부산광역시, 대전광역시, 광주광역시에 조성되었으며 경상남도 진주시는 2022년 11월에 개관할 예정이다. 경기도에서 자체 추진 중인 e스포츠 전용경기장은 2024년, 경기도 성남시에 조성할 예정이다. 경기도 안산시에 ‘장애인 전용 e스포츠경기장’이 개관되었으나 소규모로 운영되어 실질적인 전용경기장의 위용을 갖춘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e스포츠경기장의 개관이 증가 추세로 자리잡고 있으며 미국 8개소, 중국 4개소, 영국, 네덜란드 등도 e스포츠 전용경기장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버워치종목에 미국 e스포츠팀 필라델피아 퓨전은 5,000만 달러(한화 약 600억 원) 규모의 전용경기장인 ‘퓨전 아레나’를 건설 중이다. 이러한 전용경기장의 개관은 지역연고제 정착을 위한 중요한 장치이다. 코로나19의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2020년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e스포츠경기는 168개로 집계되었다. 장기적으로 소규모의 전용경기장 구축으로 지역연고제가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의 마련이나 e스포츠 전용경기장의 사후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글을 마무리하며
e스포츠는 신생 체육종목으로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 본 글에서 모든 어젠다를 다 논할 수는 없지만, e스포츠가 우리 사회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고 e스포츠산업, 경기장, 선수, 종목 등 스포츠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스포츠는 넘어야 할 산이 아니며 e스포츠는 디지털 시대에 필수불가결한 시대적 선택이다.
우리 사회가 e스포츠를 바라보는 시각도 변하고 있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 e스포츠 인식에 있어서 e스포츠를 게임과 혼용하며 사용하던 시기도 있었다. 이러한 시기를 지나 e스포츠는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고 전통스포츠가 갖는 특성과 차이를 보이면서도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모델로 기존의 스포츠와 융합하고 있다. 좀 더 깊게 들어가 보면, e스포츠는 체육인가? 아닌가? 또는 e스포츠는 스포츠인가? 아닌가? 하는 무수한 담론과 태생적 한계의 존재, 그리고 e스포츠가 이스포츠, e-Sports, eSports로 혼용되는 것 등에 대한 기본적인 연구와 국제화, 산업화, 선수 및 지도자육성, 교육, 이적시스템, 경기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 등의 무수한 어젠다는 분명 우리 세대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e스포츠가 스포츠로서 우리 사회에 자리매김하고 국제적으로 선도적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e스포츠 환경구축과 제도적 대응이 필요하다. e스포츠가 후세대에게 물려줄 유산으로 가치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우리 세대가 할 일이다. 2022년이 e스포츠가 제2의 도약을 위한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발행하는 <스포츠 현안과 진단> 기고문 입니다.
* 이번 호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과학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밝힙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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