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IOC 위원 “한국 탁구,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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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탁구에서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은 금메달리스트이자 한국인 역대 두 번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인 유승민 위원이 임기 8년을 마무리하는 라스트 댄스를 펼치러 19일 프랑스로 떠났다.
유승민 위원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자신이 출전한 남자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후 12년 동안 올림픽에서 노메달인 상황을 못내 아쉬워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2024 파리하계올림픽’에서 한국 탁구가 다시 일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탁구 신동 신유빈을 포함한 탁구 선수대표단이 큰 기대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브리핑은 출국 3시간 전 유 위원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IOC 위원으로 마지막 무대를 장식할 ‘2024 파리 하계올림픽’에 대한 기대감과 포부를 생생하게 들어봤다.
100년 만에 다시 올림픽을 개최하는 프랑스는 오는 26일 개막을 앞두고 있으며 ‘모두를 위한 올림픽’이라는 슬로건 아래 사상 최초 야외 개회식, 양성평등 올림픽을 비롯해 베르사유 궁전과 같은 문화 유적을 경기장으로 변신시키는 등 시작 전부터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에는 방탄소년단(BTS)의 진이 성화봉송자로 나서 세계 각국 주요 외신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유승민 위원 역시 “올림픽 개회식을 센강에서 약 400대의 보트를 띄워 추진하는 게 독창적”이라며 “배를 타고 입장하다 보니 선수들이 대기하지 않아도 돼서 체력적인 소모도 적고 보다 편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48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인 144명의 국가대표 선수단이 출전해 국내에서는 이슈가 덜 되는 것에 아쉬워하며 “국민들께서 관심을 가져준다면 현장에서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해 좋은 퍼포먼스로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위상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이번 대회에서 관전 포인트로는 전통적으로 강세 종목인 펜싱, 양궁을 비롯해 신규 종목인 브레이킹과 12년 만에 메달을 기대하고 있는 탁구 혼합 복식 경기 신유빈·임종훈 조, 한국 역사 최초 올림픽 메달 수확을 가능성이 있는 육상의 ‘스마일 점퍼’ 우상혁을 꼽았다.
스포츠 경기 외에도 하계올림픽 최초로 ‘챔피언스 파크’를 조성해 모든 메달리스트 선수들이 팬들과 세리머니를 하며 축하할 수 있어 볼거리를 더하며 한국 문화와 음식 등 대한민국 브랜드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코리아 하우스(한국관)가 역대 올림픽 중 최대 규모로 운영된다.
또한 이번 올림픽 기간 주목할 만한 점은 신규 IOC 선수위원 선출이다. 한국에서는 박인비 골프 선수가 선수위원 최종 후보에 올라 올림픽 기간 대회에 선거 운동에 나선다. 유승민 위원은 “열심히 잘 준비한 것 같아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믿는다”며 박인비 선수의 당선을 기대하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선거는 대회에 첨가한 선수 1만여 명의 투표로 진행되는 만큼 다른 현역 선수위원들과 선수촌 ‘애슬레틱 365 하우스’에 선거 박스를 비치해 투표를 독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선거 결과는 내달 7일 발표될 예정이다.
IOC 위원으로 스포츠 현장의 최전선을 누비며 경험했던 8년은 그에게 가치 있는 시간이었고 원 없이 각종 분과위원회와 조직에서 활동했다. 마지막 무대인 이번 올림픽 기간에도 쉴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일 참이다. 유 위원은 “다음 개최지인 LA 올림픽 조정위원회 일원이어서 선수위원회와 회의 등 다양한 리셉션에 빠짐없이 참석해 교류할 예정”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제 올림픽과 같은 국제 스포츠 행사는 스포츠를 뛰어넘어 환경, 문화, 신기술 등의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유 위원은 “앞으로 한국이 각 경기 종목에서 개최하는 작은 대회에서도 이러한 부분(사회적 가치)을 선행해 나간다면 글로벌 스포츠의 리더 역할을 수행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은 “한국이 국제 스포츠 외교 지평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IOC 위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제연맹에서 경험과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정부와 대한체육회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외교 인재를 발굴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국은 스포츠를 문화와 음식, 드라마, 영화 등과 융합시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BTS 진이 성화 봉송을 했듯이 K-팝과 K-컬처, K-푸드의 강점을 살려 접목한다면 분명히 큰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유 위원과의 일문일답.
◆ 이번 파리하계올림픽을 앞두고 대회 시작 전부터 파리의 상징인 센강에서 진행될 개회식에 기대감이 쏠리고 있습니다. 가장 기대되는 경기 또는 행사가 있다면.
일단은 올림픽 개회식을 약 400대의 보트를 센강에 띄워 한다는 것 자체가 독창적이며 기존에 개회식의 경우 선수들이 입장할 때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배를 타고 입장하니 체력적인 소모도 적고 보다 편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하계올림픽 최초로 에펠탑이 보이는 트로가데로 광장에 ‘챔피언스 파크’를 조성해 메달리스트 선수들이 세리머니를 하고 팬들과 축하하는 자리를 가질 수 있어 볼거리를 더할 것입니다.
또 경기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와 음식 등을 소개할 수 있는 장이 돼서 대한민국의 브랜드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48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로 144명의 국가대표 선수단이 출전하지만, 열심히 땀 흘린 만큼 선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만한 선수나 종목 등을 소개해 주세요.
일단 탁구에는 신유빈, 임종훈 선구가 출전하는 혼합 복식 경기에서 12년 만에 메달을 기대하고 있고, 육상에 우상혁 선수는 사실 어떻게 보면 정말 조금 차이만 극복하면 역사상 최초로 육상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통 강세인 펜싱이나 양궁도 중요하고 기초 종목인 수영과 신규 종목인 브레이킹에서도 활약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 올림픽은 단순히 스포츠 행사를 뛰어넘어 K-문화를 알리기 좋은 문화 교류의 장이기도 합니다. 대회 기간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외교관으로서 어떤 활동을 하실 예정인가요?
이번 올림픽 기간에는 유난히 많은 리셉션이 준비돼 있습니다. 각국 올림픽 위원회에서 운영하는 리셉션과 종목에서 운영하는 리셉션 그리고 다음 올림픽 개최지에서 운영하는 리셉션 등 다양한 행사에 초대됐습니다.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IOC 선수위원으로서 임기를 마치는데 마지막까지 다양한 리셉션에 참석해 빠짐없이 교류할 예정입니다.
총회, 선수위원회 등 관련 회의도 많이 열려서 최대한 많은 회의에 참여하려고 합니다. 다음 올림픽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는데 제가 LA의 조정위원회 멤버여서 이번에도 LA 조정위원회 선수위원회와 회의 등도 가질 예정입니다.
또 경기장을 둘러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앞서 열린 베이징이나 도쿄 올림픽은 코로나19 여파로 관중이 없었지만, 올해는 관중이 있어서 경기장 내 분위기를 파악하고 운영이 잘 되는지 살피며 공부할 예정입니다.
◆ 이번 대회는 탄소 배출 저감 등 환경에 초점을 두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역대 최초로 선수단 단복을 재활용 소재로 제작했습니다. 스포츠 행정가로서 스포츠 대회에서 반영되었으면 하는 사회적 가치 또는 방향이 있을까요?
이제 글로벌 스포츠 행사들은 단순히 스포츠 행사를 넘어 환경, 문화, 신기술 등의 교류의 장으로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내든 해외에서든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를 준비한다면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 폭넓은 분야의 쇼케이스 행사들이 기획되길 바랍니다.
먼저 환경,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부분은 올림픽과 같이 큰 스포츠 행사 때마다 강조하는 분야입니다. 앞으로는 한국이 각 경기 종목에서 개최하는 작은 대회에서도 이 부분을 선행한다면 글로벌 스포츠의 리더 역할을 수행하는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환경 분야의 경우 운영 방식에서 일회용품을 줄이기, 의전 차량을 전기차로 배정하기, 선수들 대중교통 이용하기, 재활용 소재로 물품 만들기 등을 도입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전 세계 관객과 대중들에게 환경에 대한 문제 인식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스포츠 행사가 환경을 파괴하고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고정관념도 깨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올림픽에서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현재 있는 건물이나 시설을 활용하거나 다른 도시와 연계해 진행하는 계획을 지속해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계획이 스포츠 행사에서 선행된다면 비용을 절감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모범적인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스포츠계에서 화두는 인공지능(AI)과 e스포츠입니다. 특히 e스포츠의 경우 우리나라가 전통적인 강국이고 선수 관리 등에서도 성장세를 보이며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이 태권도 종주국처럼 e스포츠 국제 무대에서도 목소리를 내고 주도권을 가지려면 거버넌스 측면에서 강화해 지원을 활발히 해야 합니다.
AI 분야에서는 심판 판정, 코칭, 부상 예방 교육, 부정행위 적발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스포츠 경기에서 AI를 활용한 사례를 쉽게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 이번 파리올림픽 기간 역대급 더위가 예상되는데 친환경 올림픽을 추구하다 보니 선수 관리에 있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IOC 차원에서 선수 관리를 어떻게 하실 건가요?
그 부분은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난 도쿄 올림픽은 역사상 가장 더운 대회였는데 마라톤 경기 때 선수 보호 차원에서 가장 더운 시간대를 피할 수 있도록 시간대와 장소를 조정했습니다.
작년에 파리 올림픽 선수촌 빌딩을 방문했는데 건축 설계 자체를 여름에 시원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서 다른 곳보다 확실히 시원한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위원회에 실시간으로 보고가 올라오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서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조치할 것입니다. 선수와 관련된 것은 조직위원회에서 매일 회의를 통해 신속하게 대처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고 저도 현장에 가서 한 번 더 확인할 것입니다.
◆ 올해 23명의 IOC 선수위원 중 4명이 새롭게 선출됩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해 박인비 골프 선수가 출전하는데요, 선배 위원으로서 응원과 조언의 말씀을 해주신다면.
박인비 선수를 3~4번 만났는데 열심히 잘 준비한 것 같아서 좋은 결과 있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선거 기간이 긴 편인데 둘째를 임신 중이어서 체력적인 부분이 조금 걱정되지만, 그 부분도 관리를 잘할 거라고 봅니다.
우선 IOC 선수 위원으로 당선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선거 활동을 할 때부터 당선이 된 후 어떤 활동을 할지 어떤 목소리를 낼 것인지 생각하는 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번에 관심도가 높은 만큼 투표율도 높을 것으로 예상돼 여러 가지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저희 선수 위원들도 현장에 가서 투표를 독려할 것입니다. 현지 선수촌에 가면 ‘애슬레틱 365 하우스’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운영 프로그램과 플랫폼을 소개하면서 선거 박스를 비치해 투표하면 소정의 기념품을 줄 예정입니다.
◆ 이번 파리올림픽을 끝으로 IOC 위원으로서 8년 간의 임기를 마무리하시는데요,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당부하고 싶은 말은.
먼저, 대한민국의 국제 스포츠 외교에 대한 관심도가 더 높아졌으면 좋겠습니다. IOC 위원뿐만이 아니고 다양한 국제연맹에서 경험과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정부와 대한체육회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외교 인재를 발굴해 나아가야 합니다.
결국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는 그 안에서 얼마만큼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또 누가 더 많은 정보를 가졌는지에 따라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IOC 위원 1명, 2명을 배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국가에 또는 경기단체에 파견되는 인력이 많아져야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서울 올림픽과 평창동계올림픽, 강원유스동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스포츠 인력들을 배출했습니다. 그들이 계속 활동을 넓혀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우리의 몫입니다. 이런 부분이 강화된다면 국제 스포츠계에서도 대한민국은 성적만 잘 내는 국가가 아니라 다양한 외교 인력들이 함께 활동한다는 인식도 심어 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은 스포츠를 문화와 음식, 드라마, 영화 분야와 접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이나 강원유스동계올림픽 때 테마별로 구성해 이를 증명했습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BTS 진이 성화 봉송을 했듯이 K-팝과 K-컬처, K-푸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 이런 강점을 잘 살려 접목한다면 분명히 큰 효과를 낼 것입니다. 그게 우리나라가 보여줄 수 있는 상징입니다.
◆ IOC 위원 퇴임 후 계획은.
8년 간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을 예정입니다. 그중 엘리트 스포츠가 많이 침체돼 있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어릴 때부터 스포츠 영재를 전략적으로 발굴, 육성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문 선수들을 배출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생활체육을 하는 일반 학생과 엘리트 스포츠를 하는 운동선수와 구분해 교육해야 합니다.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됩니다. 정부와 대한체육회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IOC 선수위원으로서 임기가 끝나더라도 현재 맡고 있는 2018평창 기념재단 이사장, 대한탁구협회 회장직을 비롯해 IOC 분과위원회에서 활동을 이어 나가 제가 한국스포츠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나갈 것입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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