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 밖은 선사시대, 구석기체험숲 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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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의 계절이다. 이 가을, 어디로 갈까 행복한 고민 끝에 연천 구석기체험숲으로 떠났다. 텐트 문만 열면 상쾌한 초록 숲이 펼쳐진다. 넉넉한 사이트와 편리한 시설은 5성급 호텔 부럽지 않다. 숲을 나서면 전곡리유적공원, 선사박물관, 선사체험마을 등 산책 삼아 돌아볼 곳도 많다. 움집 만들고, 주먹도끼 만들며 선사시대로 갔다가 숲속 내 집으로 돌아온다. 캠핑 의자 깊숙이 몸을 맡기면 씽씽카 타는 아이들 웃음소리 사이로 귀뚜라미 연주 소리 평화롭다.
고개 들면 푸른 숲 출렁이는 5성급 캠핑장
경기도 최북단 연천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으로 여행자들을 반긴다. 임진강, 한탄강이 넉넉히 흐르고, 사방으로 푸른 산이 포근하게 둘러싸고 있다. 구석기시대 사람들의 주먹도끼가 발견된 전곡리유적은 까마득한 옛날부터 사람이 살기 좋은 터전이었다.
구석기체험숲은 전곡리유적지 안에 자리한 캠핑장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입구로 들어서면 울창한 숲이 펼쳐진다. 30만 년 전 구석기 사람들이 움막을 짓고 살던 숲에 텐트를 세우는 기분이 남다르다. 30,000㎡의 드넓은 숲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숲, 호모에렉투스의 숲, 네안데르탈의 숲, 호모사피엔스의 숲, 전곡리안의 숲 등 모두 5개 구역으로 나뉜다. 구석기시대 인류의 이름과 그 시대 동물 모양 안내판이 재미있다.
사이트는 모두 55개다. 대형 텐트도 거뜬한 넓이를 자랑한다. 옆 사이트와의 간격도 넉넉하다. 호모사피엔스의 숲은 평상으로 되어 있고, 나머지는 파쇄석이다. 자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나무가 울창해서 푸른 그늘을 드리운다.
시설 또한 5성급이다. 화장실, 세척실, 샤워실 등 깨끗하고 편리하며, 온수도 콸콸 나온다. 세척실에는 전기 레인지와 얼음이 나오는 최신 정수기까지 마련되어 있어서 호화캠핑을 선사한다. 텐트를 치는 평상과 장애인 편의시설공간이 함께 설치되어있는 가족체험공간은 장애인 가족을 위한 사이트다. 관리사무소 옆에는 응급처치실도 운영한다.
불편한 것도 없지 않다. 우선 오토캠핑장이 아니라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짐을 사이트까지 옮겨야 한다. 하지만 짐 나르는 것이 힘들지 않다. 주차장에 손수레가 마련되어 있고, 사이트까지 길도 편하고 멀지 않다. 오히려 캠핑장 안에 차량 통행이 없어서 아이들이 씽씽카를 타고 놀아도 안심이고, 차량 매연이나 소음에서도 해방이다. 다만 반려견 동반이 되지 않아서 애견가족은 이용할 수 없고, 11월 중순부터 3월까지 동절기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전곡리유적이 내 집 정원
텐트를 치고 나면 전곡리유적을 내 집 정원처럼 돌아볼 수 있다. 캠핑장 가장 안쪽에 자리한 네안데르탈의 숲을 지나면 전곡리유적 공원으로 가는 덱 산책로가 보인다. 덱 산책로를 따라 원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습지를 지나면 이정표가 나타난다. 전곡선사박물관은 200m, 토층전시관은 580m, 선사체험마을은 590m다.
은빛 유선형 모양의 선사박물관 건물은 거대한 우주선을 닮았다. 선사시대로 데려다주는 타임머신이 떠오르기도 한다. 2013년 한국건축가협회 ‘올해의 건축 베스트7’에 선정됐을 정도로 독특하고 아름답다.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는 것은 주먹도끼다. 1978년 미국에서 고고학을 전공한 주한미군 그렉 보웬이 발견한 이 주먹도끼가 세계고고학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돌의 앞뒤를 모두 다듬어 만든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는 그동안 유럽이나 아프리카에서만 발견되었다. 전곡리에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나오면서 동아시아는 뒤떨어진 찍개문화권이라는 모비우스 교수의 학설을 뒤엎는 계기가 됐다. 1979년 서울대 김원용 교수가 발굴조사를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주먹도끼를 포함해 가로날도끼, 찍개, 긁개, 박편 등 8,500여 점의 구석기시대 유물이 출토됐다.
약 700만 년 전부터 약 1만 년 전까지 14개의 인류가 차례로 행진하는 전시물은 인류의 진화 과정을 한눈에 보여 준다. 대형스크린에는 주먹도끼를 사용하는 구석기인의 생활상이 고스란히 재연된다. 선사시대 사람들이 집 짓는 모습을 레고 인형으로 꾸며놓아서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스티커사진을 찍으면 구석기인의 모습을 한 여권도 만들 수 있다.
머나먼 선사시대로의 시간여행은 선사체험마을로 이어진다. 막집 짓기와 주먹도끼 만들기, 발굴체험, 조개목걸이 만들기처럼 선사시대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연천군 홈페이지에서 사전예약을 하거나 토층전시관에서 현장접수를 하면 된다. 토층전시관은 실제 구석기 유적이 발굴된 장소다. 발굴 당시 현장 사진과 구석기 유물을 전시해 놓았다. 드넓은 잔디밭에는 선사시대의 모습이 생생하게 재현되어 있다. 힘을 합쳐 사냥하거나, 커다란 움집들을 둘러보며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연천은 선사시대는 물론 고구려 시대에서 분단의 현장까지 고스란히 품고 있다. 억겁의 시간이 빚어놓은 재인폭포, 고구려 때 치열한 격전지였던 호로고루성, 신라 마지막 왕의 무덤인 경순왕릉, 조선시대 황실가옥인 염근당 등 구석기부터 조선 시대까지 하루 동안 30만 년을 누빈 다음 캠핑장으로 돌아오면 아늑한 숲속 내 집에서의 평화로운 밤이 기다린다.
여행정보
- 주소 :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평화로495번길 89
- 문의 : 구석기체험숲 관리사무실(031-833-2206), 전곡리유적 안내소(031-832-2570)
- 이용시간 : 입실 13시, 퇴실 11시, 매주 월, 화 휴무.
- 운영기간 : 4월1일 ~11월12일 (동절기 미운영)
- 요금 : 평일 2만 5000원 주말(금, 토, 공휴일) 3만 5000원
- 재인폭포 :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고문리 산21, 031-839-2277
- 경순왕릉 :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고랑포리 산 18-2
- 호루고루 :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원당리 1257-1
- 태풍전망대 : 경기도 연천군 중면 황산리
- 조선왕가(염근당) :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현문로 339-9, 031-834-4343
글, 사진: 유은영 여행작가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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